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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 오늘 백화점에서 옷을 하나 봐 둔 게 있는데 너무 맘에 드는 거 있지….’ 저녁상을 물리고 설거지를 하는 아내는 느닷없이 옷 이야기를 꺼냈다. ‘정말 괜찮더라. 세일이 내일까진데….’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아내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었다. 지금까지 쥐꼬리 월급으로 살림을 잘 꾸려 온 아내였지만 힘들게 야근까지 해 가며 애를 쓰는 내 생각을 한다면 철없이 백화점 옷 얘기를 저렇게 해도 되는 건지 점점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설거지를 끝내고 TV 앞에 앉아서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안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