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세기경 잉글렌드 중부지방의 코벤트리(Coventry)의 영주 레오프릭(Leofric)에게는 아름다운 부인 고다이버(Godiva)가 있었다. 독선적이고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레오프릭 영주와는 정반대로 그의 부인 고다이버는 천사와도 같은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고다이버는 남편인 영주의 무리한 세금 정책으로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엄청난 세금으로 몰락해 가는 백성들의 처참한 모습에 양심에 가책을 느낀 그녀는 남편의 과중한 세금정책을 비판하게 된다. 고다이버는 남편의 실정으로 굶주리는 백성들을 대신해 용기 있게 나선다. 그녀는 남편에게 세금을 줄여 영주와 백성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달라고 몇 번씩이나 간청을 했지만 영주는 고다이버의 말을 흘려 들으며 그녀의 숭고한 마음을 비웃기까지 하였다. 그녀의 간청이 계속되자 영주는 화를 내며 고다이버에게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제안을 한다. 그녀에게 '당신의 백성들에 대한 사랑이 진심이라면 완전한 알몸으로 말을 타고 영지를 한바퀴 돌아라, 그러면 세금감면을 고려하겠다.'고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제안으로 조롱하였다. 영주는 고다이버가 그런 치욕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 자신했던 것이다. 고심을 하던 고다이버는 남편의 폭정에 굶주리고 죽어가는 백성을 구하고 '공중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면 알몸으로 말을 타는건 상관없다. '며 남편의 제안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코벤트리 거리로 나섰다. 열일곱 살 귀족 부인이 자신들을 위해 알몸으로 영지를 돈다는 소문을 접한 백성들은 그 마음에 감동하여 누구도 그녀의 알몸 행진을 보지 않기로 단합하고 집집마다 문과 창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내려서 영주 부인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기로 했다. 그녀가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마을로 내려온 날 코벤트리 거리는 무거운 정적만이 가득했고 백성들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영주 부인의 알몸 시위에 감동하며 그날의 일을 비밀에 부쳤다고 한다. 그러나 백성들의 단결된 마음중에도 옥의 티는 있었다. 단 한 사람이 그 약속을 깨고 창틈으로 고다이버의 알몸을 훔쳐보았는데 그의 이름이 톰(Tom)이었다. 호기심이 많은 재단사 톰은 모두의 약속을 어기고 커튼을 들춰 고다이버의 알몸을 보고 만것이다. 톰은 훔쳐보다가 화살에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몰매를 맞아 눈이 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한 톰은 졸지에 '관음증이나 호색한'의 대명사로 지칭 되었고 이 일화에 유래하여 남몰래 엿보는 사람이나 관음증 환자를 '피핑 톰(Peeping Tom)'이라 하고 관음증을 의미하는 Peeping Tomism이 여기서 유래 되었다. 고다이버가 알몸으로 영지를 돌아오자 감동한 영주 레오프릭은 세금을 낮추고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고다이버는 결국 백성들의 세금을 줄이는데 성공했고 이 고다이버(Godiva, 1040-1080)의 미담은 지금도 아름다운 일화로 전해져 오고 있다. 출처 |